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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4. 11. 16:01

어떻게.. 어떻게!!

김근태, 노회찬이 떨어질 수 있단 말인가. 어찌 우리나라의 국민은 이리도 무지하단 말인가?

한번 짚어보자.

지난 대선을 좀 많이 앞두었던 시점,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 되었던 인물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손학규 정동영일 것이다. 손학규의 화려했던 민주화 운동 경력을 아는 사람은 몇 없어 보인다. 광주민주화운동 직전 영국으로 유학갔던 그는, 구 소련의 붕괴 등등을 보면서 자신의 이념을 좌에서 우로 바꾸었다. 그렇게 한나라당의 전신들에 입당하여 활동하다가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간 손학규인데, 오늘날 대중의 시선에서는 솔직히 원래의 이념으로 돌아갔다는 이미지가 아니라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옮긴 변절자의 이미지이다. 나는 사실 [고향으로의 복귀?] 처럼 생각했었는데, 그런 손학규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은 꼴보기 싫은 변절자일 뿐이었다. 드러나 있는 경력이 그러니까 이해하자.

정동영은 이미지가 참 좋았다. 아나운서였고, 사회부 기자 시절 민주화 운동에 앞장 섰다는 사실은 아마 전 국민이 알고 있을 것이다. [아주 민주당적인] 이미지라 할 수 있겠다.

물론 민주화 운동의 정도를 비교한다는게 말이 안되기는 하다. 그런데, 딱 까놓고 속물적 방식으로나마 그 정도를 비교해보자. 대통령이 9급 공무원보다 나라를 더 대표한다는건 모든 이가 동의할 사실이니까, 그런 방식으로. 서울대 학생회장에 민청련 1,2대 의장, 수배생활만 10년이 넘는 김근태가 손학규 정도야 동지로 인정하겠지만 정동영 부터는 조금 께름칙해 할 것 같고 결정적으로 이명박이 고대 상대회장으로 6개월 구속된 경력으로 두고두고 민주화 운동에도 [투신]했었다느니 하고 말하는거 진짜 비웃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그런 김근태도 당시 유력한 대선 주자 중 하나였다. 여권이 지지율을 얻지 못하자 백의종군 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었는데, 그런 일이 있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정말 김근태는 왜이렇게 대중성을 얻지 못하는 것인지. 김근태를 사람들이 알기는 알까조차 사실 의문이긴 하다..

그런 김근태를 이긴 신지호는 누구인가. 뉴라이트 운동의 선봉장이라는데, 뉴라이트 운동이 뭔지는 아는 국민이 몇이나 될까. 말 그대로 신지호는 듣도 보도 못한 잡후보 였다. 그런 그가 김근태를 이겼다.



노회찬은 고대 상대 졸업후 위장 취업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했던 사람이다. 지금은 촌철살인의 어록으로 유명한데, 먹물과 쇳기름 둘다 먹어본 사람이라서인지 정말 말하는게 다르다. [50년 묵은 정치 갈아 엎어야 된다. 50년동안 똑같은 판에서 삽겹살 구워 먹으면 판이 시꺼메진다. 이제 불판 갈때가 됬다] 정도의 말을 했던 적이 있는데, 내가 들어본 최고의 비유중에 하나였다. 말이 민주당이 진보지 진정한 진보정당 하나 없다고 할만한 우리나라에서 지금의 민주노동당(지금은 진보신당으로 갈라졌지만)을 일구어낸 사람 중에 하나다.

홍정욱은 7막7장으로 유명하다. 하버드를 나왔고, 코리아 헤럴드를 인수해서 몇년간 운영했다. 그 기간 동안 외부인사도 아닌 노조로부터 횡령 혐의로 고발당해 소송도 겪었다. 그런 그가 노회찬을 이겼다.


열심히 20대에 공부한 홍정욱이나 신지호, 혹은 열심히 일한 이명박같은 사람들이 열심히 불온찌라시 돌리고 도망다니고 체포당했던 사람들보다 열등하다는 말이 아니다. 각자 인생이 있는 거니까. 민주화 운동 경력 같은 것이 현재 국회의원으로서의 능력을 대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신지호나 홍정욱이 더 잘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근데 언제부터 우리나라 국민이 공약보고, 의정 능력보고 국회의원 뽑았나? 한나라당이라서 신지호 뽑은거고, 하버드 나온애가 한나라당 후보길래 홍정욱 뽑은거 아닌가? 공약 말고 배경 보고 뽑을 거면 김근태와 노회찬이 되어야 하는거 아닌가?

대구에서 출마한 유시민은 당연히 안될 줄 알았다. 대구거든. 그래도 안될 줄 알면서 도전한 유시민이 정말 멋있었다. 그래, 민주당 후보와 후보단일화 하고, 대선 전날 지지 철회하고, 조용히 4년간 잠수 타다가 다시 대선때 뜬금없이 등장해서는 이젠 한나라당에 입당한 정몽준이 정동영을 이긴것도 이해하자. 정동영도 사실 겉만 번지르르한 편이잖아. 좋아 젠장! 이인제 다시 뽑힌것까지, 내가 진짜 그까지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준다.! 근데! 대구경북부산경남도 아닌, 서울에서, 노회찬 김근태가 떨어지다니!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다. 성향이 보수적이고 오른편으로 치우쳐져 있는 편인 내가 생각해도 이건 정말 어의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정말 왜이리 무지할까. 딴나라 국민도 이따군가?


... 점점 나이가 들수록 세상에 불만만 많아지는 것 같다...ㅋㅋ

2008. 3. 30. 15:25

나만의 피해의식일지도 모르겠지만, 난 가족과 보낸 시간이 참 없다. 어릴때는 너무 생각이 없었고, 어느정도 기억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때 엄마는 직장에 다니셨고, 큰누나는 기숙사에 살았고, 작은누나는 입시학원에서 12시가 넘어서 돌아왔으며, 내가 중학교 다닐땐 누나들 둘다 기숙사에 살았고, 나도 나름 학원 비스무리한걸 좀 다녔으며, 고등학교에서는 기숙사에 살았다. 대학은 미국에 와있고.
 
덕분에 언제나 가족은 내편이고 가족이니까 사랑하는 것이라 머리로는 늘 생각해오면서도 가슴으로 그렇게 와닿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뭐 한편으로는 그냥 어려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미국에 오니까 참 다르다. 막 가족이 보고 싶어서 엉엉 울고 그런건 당연 아닌데, 결국 끝까지 내 편이 되어줄 가족이 있구나, 저기에 어떻게 되든 간에 내가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구나, 날 늘 생각하고 응원하는 가족이 있구나. 가슴으로 느끼게 된다. 정말 정 없는 나였는데, 이런게 큰다는 건가.


지난 목요일은 엄마 생일이었다. 엄마 생일이라고 선물 준비해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 잊어버린적도 자주 있었던듯 하다. 개학하고 다시금 누나들도 학교로 병원으로 돌아갔고, 나도 미국에 와서, 꽤나 적적하실지도 모를 생일. 전형적 경상도 남자인 우리 아버지께서 특별 이벤트를 마련하신다거나 근사한 레스토랑에 데려가신다거나 하실리도 없어보였다.ㅡ.ㅡ;;

그래서 며칠전부터 고민하다가, 어머니 직장으로 장미꽃 한다발을 배달시켰다. [직장으로]가 뽀인트다. 생일날 근무중에 친구분들이 다 보시는 중간에 새빨간 장미꽃 한다발을 배달받기!ㅋㅋ 이쁜 꽃을 찾다가, 우리 엄마 제대로 찐한 빨간장미도 받아본적 없으실 것 같은데... 하는 생각에 빨간 장미로만 가득 찬 다발을 선택했다. 그리고 큭큭 웃으며 문구를 담았다.

  사랑하는 숙자씨에게 뜨거운 정열을....
     - JM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실까, 하는 생각에 주문하면 마음이 정말 뿌듯할 것 같았다. 그런데, 딸깍딸깍 클릭을 하고 주문하고 나니, 마냥 마음이 뿌듯하지만은 않더라. 묘했다. 오히려 지나간 생일들때 못해드렸던게 더 생각났다. 어머니께 죄송하다기 보다는 내 자신이 참 마음에 안들더라. 그리고 내가 미국에 오고 나서야 이런 생각을 하고, 또 엄마 생일을 챙긴다는게 참 서글프면서도 웃겼다. 한편으론 우리 엄마 감동의 도가니에서ㅋㅋ 좋아하기 보다 펑펑 우는거 아닌지 걱정도 들었다.


다음날 전화하신 엄마는 그런건 돈벌기 시작하고 나서 하는 거라고 역시나 촌철살인의 한마디를 날려주셨다. 그리고 나는 [어어, 돈벌면은 이런거 꼭 해야된단 말이네? 지금 은근히 교육 시키는거?] 라고 역시나 촌철살인의 대답을 날려드렸다. 사진의부진辭盡意不盡, 언외지의言外之意. 이런거 보면 나도 영락없는 경상도 남자다.


왠지 어머니 생신이란 말은 싫었다. 엄마 생일. 이 말이 사람들에겐 어떤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킬까. 내년, 10년후, 또 그 이후에 나에겐 어떤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킬까.



음.. 분위기 조금 칙칙한데 ㅋㅋㅋ
사실 이 포스팅의 목적은 - 나 좋은 일 했으니 칭찬해주세요 - 요거다.
좀 늦긴 했지만 이만하면 괜찮은 아들인듯?ㅋㅋ

2008. 3. 23. 02:27

Spring break를 맞아 시카고에 다녀왔다. 시카고 내의 다양한 곳을 들렸지만, 그 중에서도 Art Institute of Chicago가 역시나 좋았다. 인상깊었던 그림 몇가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Edvard Munch - Girl Looking out the Window, 1892

그렇다. 뭉크는 이런 그림도 그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John Constable - Stoke-by-Nayland, 1836

그림을 보자마자 너무나 컨스터블 스러워서 좋았고, 이 그림을 보고 너무나 컨스터블 스럽다고 생각하는 내가 좋았고, 그리고 결국 그림 옆의 이름표에 컨스터블이라고 써져 있어서 너무 좋았던 그림. [하하, 하여튼 컨스터블.....] 이라는 느낌이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Alberto Pasini - Circassian Cavalry Awaiting their Commanding Officer at the Door of a Byzantine Monument; Memory of the Orient, 1880

처음 본 작가의 처음 본 그림.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하는 그림이었는데, 역시 사진으로 보니 그 탄성이 꽤나 죽는다. 특히 그림 오른쪽 상단부의 건물에서 튀어나온 계단?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한동안 멍하니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극사실주의적이었지만, 사진이라는 느낌은 또 들지 않는, 그런 그림.




그리고 그외 시카고와 이번 Break에 관한 생각들.
시카고 피자는 무지막지했다./시카고에 가면 Chicago Chop House를 꼭 찾자. 전미 1,2위의 스테이크 집이라던데, 난 스테이크가 텁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배웠다(!). 팁까지 포함해서 일인당 40불 가량이면 충분하다./시카고의 Shedd Aquarium보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이 훨씬 낫다./처음으로 내가 직접 옷을 골라서 샀다. 늘 누나들이 골라줬었는데ㅋㅋ 누나들이 잘 샀다고 할지 걱정이다./정말 할렘엔 흑인뿐이구나. 한낮이었기에 다행이지, 할렘을 가로질러 15분간 걸었다./그러고 보면, 미국에 있는 한인들 중에는 정말 한국보다는 미국이 그 사람과 잘 맞겠구나 하는 사람이 많다./ 간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기는 역시 반가웠다. 정현아 반가웠음!ㅋㅋ/미국 기차는 정말 넓고 괜찮았다. 결정적인건, 좌석마다 전기 콘센트가 있다는것.

마지막으로, 정말 여행이 가고 싶어졌다. 유럽에서의 다음 겨울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