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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에 해당되는 글 46건
2007. 10. 26. 13:03

오늘은 수학 시험을 쳤던 날..
시험장을 나오자 마자 하나 실수 했음을 깨달았다.
100점이 아니면 안되는 시험은 정말 짜증스럽다.
내용을 더 잘 아는가, 더 잘 이해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실수를 덜 하냐 많이 하냐 하는 시험은 정말 짜증스럽다.
이곳에서 아직까지 겪어온 시험들이란 다 이런식이니...
200점 만점에 150점 맞고도 감사해하고 기뻐하던 고등학교적 시험이 그립다.
아무리 공부해도 충분히 공부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그 기분이
어떤 문제가 나의 사고의 한계를 느끼게 해줄까,
시험문제가 두렵고 짜증남을 넘어 자못 기대되기까지 했던 그 때가.

낮에 있었던 Writing Seminar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쓴 글을 서로 읽은 후 비평하고 의견을 표현하는 워크숍 시간을 가졌다. 자원하는 세명의 에세이를 모두가 읽어 온 후, 다음 시간에 의견을 나누는 방식이다. 감히 건방지게도, 지난 시간 이번 에세이의 워크샵을 하겠다고 나섰었는데;; 나름 만족스럽게 쓴 글이었지만 역시나 다들 콕콕 잘 찔러 주었다. 근데 뭐 다들 맞는 말이었으니까.
그 와중에 어떤 한 논점에 대해 약간의 논쟁이 있었는데, 순간 흥분해 버렸던 나는, 가뜩이나 이상한 나의 영어를 더욱 이상하게 말해버렸다. 흥분한 나머지.
"Do we cannot !@$$#^%"
뭐시기 였던 걸로 기억한다. 하하. 솔직히 에세이는 꽤나 준수하게 썼다. 근데 말은 저따구다. 같이 수업듣는 애들이 뭐라고 생각했을까. 읽기 쓰기는 되고 말하기는 안되는 전형적인 아시아인이구나 했겠지.
순간의 흥분이 가라앉자, 내 말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깨달았고,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아.. 토론식 수업에서 말로 밀린다는거, 솔직히 한글로였으면 나로써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준비된 논리의 철저성과 사고의 참신함, 다양한 시각 등등 질적인 면에서도 당연 밀릴리 없고, 말빨이라는 기교적 면에서도 절대 밀릴리가 없는 나다. 쩝. 어쩌겠는가. 그래도 계속 애써야지 뭐.
친구들이 내 에세이를 읽고 코멘트 해 놓은 종이들을 토론 후에 모두 다 받았는데, 그 중 한 녀석의 코멘트의 마지막 부분은, 내 모국어가 영어가 아님에도 이렇게 글을 썼다는데 놀랬다는 이야기였다.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 중에서도 이만큼이나 글을 잘 쓰지는 못하는 사람이 많을거라고 했다. 읽고 기분이 좋았어야 하는 코멘트였을까? 내 글에 대한 칭찬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지만, 저런 낯뜨거운 실수 직후에 읽어서인지 씁쓸했다. 내 생각과 논점, 내 사고와 비판, 인식 능력의 깊이를 말로는 아직 저들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를 보고 - 저녀석 생각좀 있는 녀석이야 - 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조각난 나의 영어로부터 나라는 인간 자체가 조각난 것으로 생각 하고 있는 것이다. 내 입 뿐만 아니라 내 사고도 벙어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저들보다 훨씬 더 깊게 성숙하게 사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 쓰다보니 좀 격해졌네..?ㅎ 뭐 그래도 나쁜 생각 속에 침잠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을 읽는 이들은 모두 나라는 인간을 꽤나 알테니까, 쓸데없는 걱정은 안할거라고 생각한다ㅎㅎ
뭐 좀 기분 씁쓸했어도 - 에구 뭐 다 그런거지. 우야겠어. 계속 애써야지 뭐. 허허. - 하고 넘기는게 나니까ㅎ


요한이형과 맹탕과 소주, 혹은 정모와 신천 동래 파전과 좀쌀 동동주, 재형, 강섭과 어은동 투다리와 꼬치 모듬 세트, 혹은 기원형과 할리우드와 롱아일랜드아이스티, 혹은 용현과 삼성역과 둘둘치킨이 그리운 순간이다.
조금이나마 내가 만든 벽들을 허물 수 있는 그런 순간들.

2007. 9. 28. 01:06

갑자기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나에겐 많은 친구들이 있었다.

그런데,

어떤 애들은 - 한때 친했었지 - 하는 식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가 하면,

어떤 애들은 - 여전히 친하지 - 하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지금 후자들이랑 교류를 더 하고 있는것도 아니고,

교류가 없는건 두 쪽 다 마찬가진데, 어째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고등학교 시절을 반으로 뚝 짤라서 봤을때,

후반기의 나는 자꾸 혼자 있고 싶어하고,

주변의 친구들이 가끔은 너무 귀찮고 그랬던 것 같다.

솔직히 단점도 많은 녀석들이다. - 얘는 이래서 안되 쟤는 저래서 안되.. 등등..

이미 굳어버린 바꿀 수 없는 인간관계가 답답하기도 했다.

나도 못난게 많은데 말이다.


그런데, 이젠 그래서 더 친구인게 아닐까 한다.

부족한 면도 못된 면도 많은데,

지금은 그 친구들의 그런 면이 그립다.

내가 그 녀석들의 그런면을 가장 제대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친구인게 아닐까.

그리고 녀석들도 나의 못난점을 가장 잘 알고 있겠지.


가끔 한번씩 진저리나게 짜증나던 녀석들의 면모들이 그립다.

2007. 9. 11. 07:10
오늘 수학 section 시간, TA가

sqrt( x^2 + y^2 )

의 x에 대한 partial derivative 를 물어보았다.

간단하다는 생각에 자신 있게 우렁 차게 대답했다.

x over root x 제곱 plus @#$^!$$%$@..................

옆에 앉아있던 한국에서 온 친구와, 나는, 너털 웃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애들과 TA는 왜 우리가 웃는지 몰랐겠지.....

아 이 얼마나 안습적인 상황인가....



순간 고등학교 사전 교육때의 일화가 떠올랐다.

뭐였더라?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blablablabla 일 plus blablablabla

였던 식의 일화였던 것 같다.

내가 그랬던 건 아니다.

이렇게 가끔씩 소소한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 기억이라는게, 이렇게나 소소한 부분까지 가득차 있다니.

피식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 한켠은 아른해진다.


그런데, 오히려 나만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닐까?ㅎ
2007. 9. 7. 10:03
사용자 삽입 이미지

Cornell University photo by Sol Goldberg

도서관 설명 책자를 뒤적이다가 우연히 마지막 페이지에서 이 사진을 발견했다. 코넬의 윌슨 입자 가속기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한스 베테와 보이스 맥다니엘. 나도 모르게 눈이 멎었고, 순간 약간의 짜릿함이랄까, 소름이랄까, 묘한 기분을 느꼈다. 왜 난 이 사진이 정말 간지나고 로망스러운 사진으로 보이는 걸까.

이럴때 내가 정말 과학을, 혹은 물리를 해야 한다는 걸 느낀다.

라기보다는.

이젠 나도 부정할래야 부정할 수 없는 이공계인인 것을 느낀다. 꾸엑ㅠ 별 수 없군....ㅎㅎㅎㅎ
2007. 8. 27. 14:44
이곳 이타카에 온지도 이제 2주가 되었다.
많이 혼란스럽고 피곤하고 신경질 나고 짜증도 나고 긴장되고 했던 시간들이었지만,
이제 수업도 시작하였고, 어느정도 자리잡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저 걱정하고 계신분들~ 저 잘 지내고 있어요~
여러분도 잘 지내시죠..?ㅎㅎㅎㅎ


(아무도 잘 지내는지 궁금해한적 없다는 말은 삼가주세용 ㅎㅎ)
2007. 8. 13. 01:13

There is a period when you can do
ANYTHING you want, ANYTIME, ANYWHERE, with ANYONE.

It's called University.

2007. 7. 27. 01:57
"대학 가면, 필수적으로 제2외국어 하나를 제대로 공부해야 된데,,
생각해 봤는데, 독일어 아님 스페인어 할까 싶은데.. 뭐가 좋을까?"

"독일어! 독일어!"

"왜?ㅎ"

"음.. 스페인어는 내가 할꺼니까ㅎㅎ"


그냥 지나가면서 한 말이었을까?ㅎ
후훗. 이 말에 엄청 기분이 좋아졌다.
2007. 6. 16. 16:04
짐을 막 부쳤다
이제 서울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내려가려고 ㅎㅎ

3개월 반동안, 잘 놀았지 뭐.
나중에 어떤 기억으로 남을 기간이 될까. ㅎㅎ

자 이젠. 집이다.
2007. 6. 7. 03:00
밤의 서울대 탐구 1탄 - 중앙도서관 왼편 경영대/미대/음대/법대/수의대 지역

전공하나(전기공학부 하나되는 나들이 - 즉 전기공학부 엠티)에서 만났던 대학원 형 한분은, 서울대에 다니면서 꼭 서울대를 구석구석 누벼보라고 하셨다. 서울대 박물관도 가보고, 미술관도 가보고, 이곳 저곳 건물들 다 다녀보라고. 밤의 캠퍼스에 대해 묘한 매력을 느꼈던 나는 절대 동감하면서 다짐했다. 꼭, 떠나기 전에 서울대를 빠삭하게 익히자!

http://moose.snu.ac.kr/board/map/kr/campus_main.html
서울대 지도 링크를 올려본다. 뭐 잘 아시는 분은 굳이 보시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중앙도서관 왼편을 목적으로 잡고 둘러본 오늘의 탐색에서 몇몇 인상깊었던 장소들.
1) 환경대학원(82동)에서 음대(54동)으로 이어지는 샛길. 이쁜 가로등들과, 적절히 은밀한(?!)장소에 위치한 벤치들. 벤치를 아늑하게 감싸주는 나무. 바로 앞 디자인 동이 없었을땐 분명 무지 좋았을 경치. 그리고 가장 결정적이었던건, 양초들ㄲㄲㄲㄲ
2)행정동-음대-박물관(70동)으로 이어지는 길. 땅 안에 박힌 불들이 위로 비추는 불빛이 가로수들에 부딪혀 아름다운 산책길을 만들고 있었다...
3)대운동장 위 벤치.. 여긴 낮에도 가 봤었는데. 정말 시원한 기분이 든다.
4)수의과 대학 길을 넘어서 나오는 등산길을 통한 기숙사행. 야밤에 산길에 들다니 겁을 상실했지 내가.... 솔직히 길 잃을까 약간 무섭기도 했다~ 근데 뭐, 바로 옆이 학교니까.
5) 다시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 환경대학원마져 지나가서는 나오는 움푹파인 도로의 주차장. 약간 올라가봤더니, 이거원, 자리 펴놓고 소주 한잔 하기에 제격인 장소가....

음.. 사실 지나가던 누군가가 나의 행태를 보았으면 정말 변태같지 않았을까 ㅡ.ㅡ;; 시험기간에 학교 교정을 헤매며 샛길마다 불쑥불쑥 드나드는 모습... 뭐 어쨌든, 특히 난 1) 의 벤치들이 너무 좋았다. 서울대 기숙사 커플이라면 한번쯤 가보길 추천해본다. 나같이 일부러 찾아들어가지 않고서야 ㅡ.ㅡ;; 아무도 그 벤치에 누가 앉아있는지 못알아챌 장소거든..ㅎㅎ

2탄은 사범대-인문대-자하연 구석구석을 거쳐 신양까지 갔다가 버들골로 돌아오는 코스를 생각중이다. 물론 언제 기분이 내킬지는 아직도 모르는 거지만.


사실, 서울대에 있는 3개월 동안 답답할때면 갈 만한 장소가 마땅찮아서 많이 아쉬웠다. [나만의 장소] 말이다. 그러고보면 고등학교때는 그 좁은 학교에서 여러 [나만의 장소]들을 잘 찾아냈었다. (물론 나만 알던 장소였을리야 없지만) 정말 혼자이고 싶을땐 대기과학실을 갔었고, 본관 옥상, 창조관 뒷편, 예지관 뒷편, 그리고 학교 한바퀴 등지에서 정모랑 같이 마신 레쓰비는 도데체 몇 캔이나 될런지...ㅎㅎ 특히 기숙사 연결통로 위에서 먹었던 새우깡ㅋㅋ, 정모의 인도로 갔었던 테니스장 너머 언덕에서 봤던 서면 야경. 백양터널 위 유턴도로에서 깨먹었던 소주병. 거기에 애증이 교차하는 뒷담넘어 공간들. 뒷담 바로 넘어 놀이터랑, 오일장 너머 계단 올라가면 나왔던 놀이터, 그 계단 더 올라가면 나오는 벤치. 그 벤치에서 보는 서면 야경도 정말 예술이었는데... 그 벤치에서 그 야경과 함께 먹었던 아이스크림.. 시원함.

벌써 다 그립다.. 하핫.


p/s : 음.. 이건 뭐, 완전 방황하는 청소년인데..?ㅎㅎ
2007. 5. 28. 18:11
서울역-사당, 서울대입구-삼성, 교대-대치

이 세 구간은 공통점이 있다.

예을들면, 서울역에서 지하철을 딱 타서 문이 닫히면, 그 문에 기대고 있으면 사당역에서 그 문이 다시 열린다는거. 그 사이 역들에서는 항상 반대쪽 문이 열린다는거.

다시 말하면, 위의 6개 역은 한 플랫폼에서 두 방향의 전철을 모두 탈 수 있지만, 그 사이 역들에서는 전철 방향마다 플랫폼이 따로 있는, 플랫폼이 2개인 역들이다.

지하철이 매우 붐빌때 지하철을 타게된다면, 알고 있음 매우 편한 정보다.


[서울 1964년 겨울]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