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11. 23:53
[생각]
얼마전 광복절을 놓고 건국 60주년이냐 광복 63주년이냐에 대한 논란이 한참 일었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보수정권으로 바뀐 후 사람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했다. 이념적 혹은 이상적인 가치들을 떠나서, 현실상 우리나라가 건국된지 60년이 된건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어찌됬든 한편으로는 그 이승만의 남한 단독정부 수립이 [건국]이 되어버린 이 현실이 참 안타깝기도 했다. 아니, 사실 짜증났다.
어제 독일어수업에서, 독일의 역사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독일의 헌법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2차대전 후 무조건적 항복을 선언한 독일은 두조각으로 나눠진다. 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90년 결국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었는데, 통일의 주축은 서독이었고, 민주주의 체제를 꾸려간 곳도 서독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서독이 더 [정통성]있는 나라로 인정받고 있는 듯하다. 그런 서독이 처음 만든 헌법에 대한 얘기를 잠깐 했다. 한국어판 위키피디아에서 이런 간략한 설명이 나온다.
독일연방공화국 기본법(독일어: Grundgesetz für die Bundesrepublik Deutschland)은 독일연방공화국의 헌법이다. 1949년 당시 서독에 의해 제정되어 동독과 통일하기 전까지의 임시 헌법이라는 의미에서 ‘기본법’(Grundgesetz)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으나, 1990년에 통일한 이후에도 ‘헌법’으로 바꾸지 않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2006년 8월 26일에 마지막으로 개정되었다.
수업 시간에 저 얘기가 나왔다. 서독은 헌법을 제정하면서, 임시 헌법이라는 의미에서 기본법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저 정확한 용어를 떠나서, 흔히들 그 헌법을 지칭할때 했던 말은 또 vorläufiges Grundgesetz 라고 했다. 풀이하자면, 말 그대로 [임시 헌법]이다. 물론 독일은 전쟁의 가해자였지만, 똑같이 서구 열강에 의해 나눠지고 한쪽은 공산주의 한쪽은 민주주의를 따라갔다. 그런 상황에서도 서독은, 서독의 헌법은 전 독일의 동의를 얻은 헌법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언젠가는 하나된 독일이 새 헌법을 구성할 것이기 때문에, 서독의 헌법은 [임시 헌법]에 불과하다는 견지를 통일하는 90년까지 유지했다.
수업시간에 다른 애들은 모두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겼을런지도 모르겠다. 그치만 나는 정말 한동안 멍했었다. 그 정신없던 전후 상황속에서도, 그 심각했던 이념적 대결구도 속에서도, 독일의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않았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독립운동에 앞장섰다던 이승만은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을 끝없이 주장했다. 반대했던 김구는 암살당하고, 결국 남한은 단독정부를 수립하고 헌법을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6월 25일 국경을 넘은건 북한이지만, 사실상 원인은 남한이 먼저 제공했다고 해도 우리는 할말 없다. 서독의 헌법을 얘기했던 5분정도의 순간동안, 나는 이승만이 너무나도 싫었다. 정말 미칠듯이 싫었다. 한국의 정치인들이 부끄러웠다. 오늘날 정치인들이 이상한게 아니라, 한국은 시작부터 정치인들이 그따구였다. 서구 사회와는 다른 자랑스런 공동체의식?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일부 보수인사들이 10만원권 도안으로 이승만을 주장했다는데까지 생각이 다다랐다. 진짜, 미친거 아닌가? 그가 독립운동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최소한의 지킬 것들이라는게 있는거다. 이승만 뿐만 아니라, 그 시대 모든 지식인과 정치인들. 제헌국회의원들. 모두다 부끄러워 해야할 것이다. 정말,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국가들은 정말 괜히 선진국인게 아니다.
어제 독일어수업에서, 독일의 역사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독일의 헌법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2차대전 후 무조건적 항복을 선언한 독일은 두조각으로 나눠진다. 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90년 결국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었는데, 통일의 주축은 서독이었고, 민주주의 체제를 꾸려간 곳도 서독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서독이 더 [정통성]있는 나라로 인정받고 있는 듯하다. 그런 서독이 처음 만든 헌법에 대한 얘기를 잠깐 했다. 한국어판 위키피디아에서 이런 간략한 설명이 나온다.
독일연방공화국 기본법(독일어: Grundgesetz für die Bundesrepublik Deutschland)은 독일연방공화국의 헌법이다. 1949년 당시 서독에 의해 제정되어 동독과 통일하기 전까지의 임시 헌법이라는 의미에서 ‘기본법’(Grundgesetz)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으나, 1990년에 통일한 이후에도 ‘헌법’으로 바꾸지 않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2006년 8월 26일에 마지막으로 개정되었다.
수업 시간에 저 얘기가 나왔다. 서독은 헌법을 제정하면서, 임시 헌법이라는 의미에서 기본법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저 정확한 용어를 떠나서, 흔히들 그 헌법을 지칭할때 했던 말은 또 vorläufiges Grundgesetz 라고 했다. 풀이하자면, 말 그대로 [임시 헌법]이다. 물론 독일은 전쟁의 가해자였지만, 똑같이 서구 열강에 의해 나눠지고 한쪽은 공산주의 한쪽은 민주주의를 따라갔다. 그런 상황에서도 서독은, 서독의 헌법은 전 독일의 동의를 얻은 헌법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언젠가는 하나된 독일이 새 헌법을 구성할 것이기 때문에, 서독의 헌법은 [임시 헌법]에 불과하다는 견지를 통일하는 90년까지 유지했다.
수업시간에 다른 애들은 모두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겼을런지도 모르겠다. 그치만 나는 정말 한동안 멍했었다. 그 정신없던 전후 상황속에서도, 그 심각했던 이념적 대결구도 속에서도, 독일의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않았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독립운동에 앞장섰다던 이승만은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을 끝없이 주장했다. 반대했던 김구는 암살당하고, 결국 남한은 단독정부를 수립하고 헌법을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6월 25일 국경을 넘은건 북한이지만, 사실상 원인은 남한이 먼저 제공했다고 해도 우리는 할말 없다. 서독의 헌법을 얘기했던 5분정도의 순간동안, 나는 이승만이 너무나도 싫었다. 정말 미칠듯이 싫었다. 한국의 정치인들이 부끄러웠다. 오늘날 정치인들이 이상한게 아니라, 한국은 시작부터 정치인들이 그따구였다. 서구 사회와는 다른 자랑스런 공동체의식?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일부 보수인사들이 10만원권 도안으로 이승만을 주장했다는데까지 생각이 다다랐다. 진짜, 미친거 아닌가? 그가 독립운동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최소한의 지킬 것들이라는게 있는거다. 이승만 뿐만 아니라, 그 시대 모든 지식인과 정치인들. 제헌국회의원들. 모두다 부끄러워 해야할 것이다. 정말,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국가들은 정말 괜히 선진국인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