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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21. 16:27
로마 국립 박물관
2008/12/21
National Museum of Rome
Museo Nazionale Romano

처음 떨어진 로마에서 처음으로 간 박물관. 여행 중반에 친구와 다시 로마에 올 계획이었기 때문에 이날은 그 친구와 같이 안갈만한 박물관을 찾아갔다. 그곳이 바로 이곳.

고대 로마의 다양한 회화가 재미있었다. 그 색감. 은은하지만 무언가 장엄하고, 여유있고, 또 깊이가 느껴지는 그런 색이었다. 오랜 세월의 무게 덕이었을까.

Villa der Livia in Primaporta, Gartenraum

Villa der Livia in Primaporta, Gartenraum


특유의 붉은 색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파스텔톤의 파란색도 좋았다. 이집트적이지만서도 충분한 디테일이 살아있고, 프레스코 같은 느낌이 드는 그림들.

Sarcophagus Portonaccio Massimo

Sarcophagus Portonaccio Massimo


이 석관을 보고 한동안 멍해졌다. 당연히 실제로 보면 정말 할 말을 잃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적당히 남보다 뛰어나서는, 어설프게 잘해서는 아무 소용 없다는 생각을 했다. 압도적이어야 한다. 압도적이어야 눈에 띄고,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박물관을 찾은 한 한국인의 기억에도 남는 것이다.

그 외 많은 조각들에서는, 각종 옷의 주름들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회화만 좋아하는 나로써는 수많은 조각에 조금 지루해하기도 했는데, 이번 여행이 조각이 내개 오는 여행이 될 줄,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가벼운 마음으로 찾은 박물관이긴 했지만,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다. 덕분에 이렇게 감상이 짧다. 이탈리아 정도의 역사를 가진 나라라면 이정도 박물관은 수도 없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평범해 보이는 문화재 모아놓고 이름 붙이고 역사 설명하고 하면 박물관이 하나 나오는 거다. 물론 문화재 하나하나의 가치를 매길 수는 없는 것이지만, 결국 관광객을 유치하고 수입을 창출해내는건 프레임frame이라는 생각을 했다. 잘 모아놓고 좋은 프레임에 걸어놓으면, 사람들은 쳐다보게 되 있다. 하다못해 이렇게 나처럼 별 생각없이 오는 사람이라도 있으니까. 그런 프레임하는 능력, framing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많이 뒤쳐져 있지 않을까. 우리도 멋진 오래된 유산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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