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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3. 08:38
[CF]
처음 이 광고를 봤을땐 정말 소름이 끼쳤다. 이 광고를 보고 나도 외치고 싶었다. -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하지만, 심지어 아무도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방 안에 혼자 있어도, 나는 자신있게 외치지 못했다. 큰 소리로 - 나는 - 하고 운을 띄웠다가도, - 자랑스럽다 - 에 이르면 어김없이 목소리는 작아졌다. 아무도 듣지 않는데, 쪽팔릴 것도 없는데, 왜 왜 왜 외치지 못하는가 답답했다. 누구보다도 자기애와 자기만족에 [쩔어]사는 나라고 생각했건만, 쉽지 않더라. 친구들과 이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을때, 나는 그들에게 한번 혼자있을때 외쳐보라고 권했다. 과연 떳떳한 마음으로, 당당한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자랑스럽다고 외칠 수 있는 이는 몇이나 될까.
모든 것들이 엉켜버렸던 지난 주. 생활도 마음도 시험도 잠도 다 엉망진창이었는데, 다시금 나를 붙잡아 원래 자리로 돌려본다. 이곳에 와서 겪은 갖가지 패배들, 스스로에 대한 실망들, 짜증나고 마음 졸이다가 막상 인정해 버리니까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 걸 느낀다. 다른 어떤 외부적 요인 때문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상황때문인 것도 아니고, [내]가 능력이 모자랐던 거고 그릇이 작았던 거고 다 [내] 탓이고 다 [내]가 실패하고 잘못한 것이다. 그래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인정하고 나자, 다시 한번 도전할 마음이 생긴다. 처음 품었던 이상은 다 어디로 가고, 자꾸자꾸 현실에 안주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웃고 여유있는 나만의 장점을 잃고 지내는 건 아닌지.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위에 발산하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이번학기가 한달 좀 넘게 남은 지금, 일단은 이번학기를 잘 마무리하는게 중요하겠지만, 다음 학기 부터는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응이라는 변명을 사용할 시기는 지난 두달반동안이면 충분했다.
마음 속으로나마 다시 한번 외쳐본다.
그리고 다시금 나를 좀더 사랑하고 또 사랑스러운 나로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해본다.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나는 나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