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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8. 00:36
[책]
천 개의 찬란한 태양 A Thousand Splendid Suns
할레드 호세이니 Khaled Hosseini
Riverhead Books
2008/03/27 금요일
여행중에 이동하면서 혹은 이동수단을 기다리면서 거의 3/4 가량을 다 읽었었지만, 개학과 함께 손을 놓고 있다가 봄방학을 맞이하여 이제서야 마무리했다. 리스본의 어느 서점에서 이언 플레밍의 퀀텀 오브 솔리스와 이 책을 사이에 놓고 고민하다가, 더 싸고 더 두껍다는 이유로 선택했던 기억이 있다.
책은 1970년대부터 몇년 전에 이르기까지의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한 마리암과 라일라라는 두 여성이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쿠데타, 테러, 전쟁, 이슬람교, 가뭄, 등등의 개인의 의지와 노력과는 상관없는 온갖 배경/환경적 고난 속에서 어떻게 저 두 주인공의 삶이 송두리째 파괴되는지, 또 그 속에서 어떻게 그들이 살아남는지에 대해 다큐멘터리를 풀어가듯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글을 이끌어간다. 그들의 삶의 고통에 대한 나의 '공감'과 '실감'이라는 것이 아마 어설픈 흉내내기에 그쳤을텐데도 불구하고, 나에겐 그런 나의 피상적인 이해조차도 너무나 무겁게 느껴졌다.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환경과 현실이란 것들이 그 둘에게 얼마나 잔인하게 다가가는지,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책의 힘이란 그런 것일거다. 책을 읽고 나면, 표면적으로만 접했던 이슬람 종교 내의 여성인권 유린이 어떤것인지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고, 그것을 관통하는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사에 대해서도 알게된다. 텔레비전의 뉴스에서 백날 떠들어봐야 여느 뉴스거리일 뿐이겠거니 하고 넘기는 것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한다. 미국으로 망명한 아프가니스탄인인 저자에게 아마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이 이 책을 쓰게 한 주요한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그렇게 오랬동안 미국내에서 베스트셀러였던 점을 생각하면, 그리고 책이 미국인에게 수행했을 역할을 생각하면, 이제 그 죄책감에서, 그 빚진 듯한 기분에서 자유로워도 괜찮지 않을까.
그치만 그 외에는 그닥 아무것도 찾을 수 없는 책이었다. 그리고 개인적 취향에서 조금 아쉬웠던것은, 책의 마지막이 주인공의 해피엔딩이 아니라 좀 더 처절한 [현실은 어쩔 수 없다]류의 잔인한 결론이었다면, 읽은 후의 내 마음은 더 무거웠겠지만 글 자체는 좀 더 좋은 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가 이 책을 [청소년 권장 도서]로 선정했다는데,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뛰어난 책이지만, 이 책은 [청소년]이라는 한정사가 갖는 한계도 어쩔 수 없이 가지는 책이었다. 책이 안좋았다고 비판하는게 아니라 뭐 그냥 저런 생각도 들었다는 거다. ㅎㅎ
할레드 호세이니 Khaled Hosseini
Riverhead Books
2008/03/27 금요일
여행중에 이동하면서 혹은 이동수단을 기다리면서 거의 3/4 가량을 다 읽었었지만, 개학과 함께 손을 놓고 있다가 봄방학을 맞이하여 이제서야 마무리했다. 리스본의 어느 서점에서 이언 플레밍의 퀀텀 오브 솔리스와 이 책을 사이에 놓고 고민하다가, 더 싸고 더 두껍다는 이유로 선택했던 기억이 있다.
책은 1970년대부터 몇년 전에 이르기까지의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한 마리암과 라일라라는 두 여성이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쿠데타, 테러, 전쟁, 이슬람교, 가뭄, 등등의 개인의 의지와 노력과는 상관없는 온갖 배경/환경적 고난 속에서 어떻게 저 두 주인공의 삶이 송두리째 파괴되는지, 또 그 속에서 어떻게 그들이 살아남는지에 대해 다큐멘터리를 풀어가듯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글을 이끌어간다. 그들의 삶의 고통에 대한 나의 '공감'과 '실감'이라는 것이 아마 어설픈 흉내내기에 그쳤을텐데도 불구하고, 나에겐 그런 나의 피상적인 이해조차도 너무나 무겁게 느껴졌다.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환경과 현실이란 것들이 그 둘에게 얼마나 잔인하게 다가가는지,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책의 힘이란 그런 것일거다. 책을 읽고 나면, 표면적으로만 접했던 이슬람 종교 내의 여성인권 유린이 어떤것인지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고, 그것을 관통하는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사에 대해서도 알게된다. 텔레비전의 뉴스에서 백날 떠들어봐야 여느 뉴스거리일 뿐이겠거니 하고 넘기는 것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한다. 미국으로 망명한 아프가니스탄인인 저자에게 아마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이 이 책을 쓰게 한 주요한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그렇게 오랬동안 미국내에서 베스트셀러였던 점을 생각하면, 그리고 책이 미국인에게 수행했을 역할을 생각하면, 이제 그 죄책감에서, 그 빚진 듯한 기분에서 자유로워도 괜찮지 않을까.
그치만 그 외에는 그닥 아무것도 찾을 수 없는 책이었다. 그리고 개인적 취향에서 조금 아쉬웠던것은, 책의 마지막이 주인공의 해피엔딩이 아니라 좀 더 처절한 [현실은 어쩔 수 없다]류의 잔인한 결론이었다면, 읽은 후의 내 마음은 더 무거웠겠지만 글 자체는 좀 더 좋은 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가 이 책을 [청소년 권장 도서]로 선정했다는데,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뛰어난 책이지만, 이 책은 [청소년]이라는 한정사가 갖는 한계도 어쩔 수 없이 가지는 책이었다. 책이 안좋았다고 비판하는게 아니라 뭐 그냥 저런 생각도 들었다는 거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