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129)
잡담 (46)
일상 (15)
생각 (11)
(20)
전시 (15)
영화 (4)
CF (9)
연극 (6)
공연 (2)
음악 (1)
Dream League Soccer coin HackD..
Dream League Soccer coin HackD..
call of duty hacks ps3 mw3
call of duty hacks ps3 mw3
call of duty hacks ps3 black ops
call of duty hacks ps3 black ops
tory burch wallet sale
tory burch wallet sale
Lipo G3 Review
Lipo G3 Review
467,020 Visitors up to today!
Today 9 hit, Yesterday 32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친함'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02.27 08:24
세상엔 사람들이 참 많다. 그 사람들 중에는 얼굴은 알지만 인사까지 하기엔 멋쩍은 사람도 있고, 지나가다 반갑게 안녕!할 뿐이기만 한 사이도 있고, 같이 밥을 몇번 먹는 정도인 사이도 있고, 그리고 정말 친하다고 생각 드는 사람도 있다.


좀 더 어렸을땐 정말 친한 친구라면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비밀 뿐만 아니라 남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까지도 다 나누고 공유하고, 서로 모르는 것이 없어야 진정한 친구일 거라고 믿었다. 내가 아끼고 좋아하는 만큼 그 친구도 나를 아끼고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내가 주는 만큼 친구에게 받고자 했고 또 친구가 주는 만큼 돌려주고자 애썼다.

하지만 아마 고등학교때부터 그런 생각에 변화가 시작됬던 것 같다. 가장 남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할 나이에, 매우 균형이 맞지않는 성비의 남녀학생들을, 기숙사 생활하는 좁은 학교 우겨넣었으니 입학 초기부터 뒷소문들이 참 많았다. 오늘 벌어진일 내일이면 동기 전부가, 이틀이면 전교생이 다 알았고, 나와 아주 친한 A로부터 들은 비밀 얘기를 나의 또다른 친한 B에게 전하면 그 B는 C에게 C는 D에게 - 이런 식으로 왠만한 소문들은 삽시간에 전교에 퍼졌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특히나 남녀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고, 둘이 별 일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그 둘이 잠시 같이 있었다고, 밥을 한번 먹었다고 무성한 뒷얘기들을 만들어 내고 옮기고 듣고 하는 것들에 입학 첫 두세달 만에 벌써 질렸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느덧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 모든 걸 공유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진짜 친한게 아닐까 - 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가 뭔가 아는 듯한 분위기더라도 굳이 들으려 하지 않았고, 나도 들은 얘기들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게 되었다. 주위에 퍼져도 상관 없는 얘기들, 나 자신의 얘기라서 퍼져도 피해받을 사람이 나 뿐인 이야기들만 농담처럼 하였고 정작 진지한 얘기들은 마음 속에만 갖고 있었지만, 그건 분명 친구간의 믿음이 깨진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서로에게 말해 주었을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에 전혀 섭섭하지 않았고, 시간이 흘러서는 다시 서로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기도 했지만 그땐 이미 서로가 어느정도 커서 인지 알아서 잘 처신했다.


아는 사람들 중에는 내가 상대방을 생각하는 만큼 상대방이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싶으면 자연스레 친구관계가 멀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의 감정이라는게 당연히 상호적인거고 그런 그의 반응이 당연한 거기에 별 반응 하지 않지만, 사실 그런 얘기들을 들을때마다 다시 되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 그럼 너가 그 친구를 아낀 것도 그정도 밖에 안된거 아니었냐고. 겨우 그거에 서로간에 거리를 벌릴 정도라면 너도 그닥 그렇게 그 친구를 아낀건 아니지 않냐고.

상당히 이상적인 생각이라는 것은 나도 알지만, 누군가를 진짜 친구로 생각한다면 그 친구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친구가 내게 다가온다고 밀어내지도, 멀어진다고 잡아당기지도 않고, 나한테 하고 싶은 만큼의 얘기만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무언가 비밀이 있어보여도 때가 되면 말하겠지 하고 기다려줄줄 알고, 끝끝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섭섭해하지 않고, 돌려받을 생각으로 그 친구를 아끼지 않고, 그 친구가 나를 아껴주는 것을 갚아야하는 빚처럼 생각하지 않는 그런 관계. 이러면 그 친구가 섭섭해 하지 않을까 - 하는 마음들은 그 친구가 나에게 그러면 내가 섭섭해 할 것이기에 가질 수 있는 감정이다. 무슨 일 있어도, 굳이 일부러 예의 차리지 않더라도, 그래도 정말 그 친구가 친하게 느껴질때, 조건없이 친하다는 생각이 들때, 서로간의 친함에 대해 맹목적으로 믿음이 갈때, 그래야 진짜 친구인거 아닐까.

실제로 그런 친구들이 있다. 오랜기간 아무런 교류가 없었어도 다시 얘기하면 늘 한결같고, 한결같지 않고 변했다고 한들 그래도 내 친구라는 생각이 들고, 굳이 공통의 화제가 없어도 대화가 즐겁고, 나와는 매우 다른 면을 가졌지만 아무렴 어때 하는 생각이 들고, 내가 필요할때 부담갖지 않고 연락하고 부탁하며, 그 친구가 뜬금없이 연락하고 부탁해도 아무렇지 않은 느낌이 드는 친구. 나는 그저 내 자리에 서 있을 뿐이고, 그 친구 또한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어도, 인사치레로 일부러 서로를 챙기고 신경쓰려고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그런 친구. 그렇지만 정말 친하다고 느껴지는 그 친구.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저런식이면 대체 뭐가 친한 거냐고. 아무 상호관계 없이 혼자 친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거기에 생각이 닿자 사실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그런 거 있잖아 - 머리로는 설명 못하겠는데 마음으로는 무언가 분명이 다른 그 느낌.

그리고 결국은 누군가와 그런 친구관계가 된다는 것이 내가 마음 주기 나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녀석들은 나한테 무슨 짓을 해도 전혀 기분이 안나쁘지만, 똑같은 행동을 다른 애가 하면 매우 기분이 상할때가 있는 것처럼. 그럴때마다 내가 그 애를 별로 안좋아해서 그런 기분이 드는거지 걔가 나쁜 건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데, 동시에 선입관이라는게 정말 강하다는 생각을 한다.


좋은건
이제 친구관계에서는 저런 아가페적인 친구가 되어 줄 수도, 혹은 그런 친구를 만들 수 있게 된 것 같다.
하지만
글로 적으면서 더 느낀 거지만, 누군가를 사랑할 때도 저런 마음가짐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거기까지는 자신이 없다. ㅎㅎ 언젠간 사랑에서도 저럴 수 있겠지.
신고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prev"" #1 next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