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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 팩토리'에 해당되는 글 1건
2007. 6. 2. 03:11
070601 금요일 11:00
앤디 워홀 팩토리 전 Andy Warhol Factory
삼성 리움 미술관
6호선 한강진 역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릴린 먼로> 1967 종이에 실크스크린 91 x 91cm

미루고 미루다 다음주 금요일이면 마감이라는 압박에 서둘러 갔다왔다.

앤디워홀은 근대 팝아트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대중문화와 예술 사이의 경계를 허물면서 대중에게 근대 미술이 좀 더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도, 결국은 예술의 지평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는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작업소를 공장Factory라고 칭했다고 하는데, 이는 그의 미술에 대한 가치관을 함축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하나 세세한 작업에 시간을 기울이는 것을 시간 낭비라고 여긴 그는 실크스크린 기법(공판화 기법의 일종)을 이용하여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작품을 찍어냈다.

전체적으로 근대 매스 미디어에 대한 풍자라는 느낌이 강했다. 매체의 홍수의 시대에서 우리는 어떤 대상(미술작품, 대중스타, 언론 사건사고 보도 등)에 대해 실체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매체가 전해오는 그 '이미지'만을 받아들이고 소비하며 살아간다. 넘치는 정보의 유입 속에서 불가피한 현상일테지만, 이러한 매스 미디어의 영향은 그것의 등장 전과 후로 인류 문화사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는지. 앤디 워홀은 대중 스타의 초상을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며 여러개 찍어내고, 또 주위에 흔한 통조림과 캔의 그림을 계속 찍어내는 과정을 통해 본연의 어떤 미적 의미는 잃어버린채 그저 '이미지'로 소비되고 마는 오늘날 아름다움, 혹은 예술의 현실을 말한다.

특히 교통사고로 인한 죽음에 관한 연작 - 죽음이라는 충격적 소재이지만 넘치는 뉴스 속에서 오늘날 대중은 아무 관심없이 흘려버리는 - 과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기사가 등장한 신문 위에 마구 찍어 놓은 꽃 무늬 - 대통령의 암살이라는 기사도 결국은 대중에게 종이 위 꽃무늬처럼 무감각하고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는지 - 두 가지가 인상깊었다. 수없이 복제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퇴색되어 버리는 본연의 의미. 오늘날 우리는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과 같은 명작을 '그림'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회화의 명작을 대표하는 '이미지'로써 소비하고 있지 않은가. 모두가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을 알지만, 그러면서도 그 그림의 디테일한 면모들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미지'화와 대량 소비가 낳은 병폐.

마지막으로, 여러가지 미술전을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도무지 인상주의 이후의 회화 혹은 미술 작품에서 나는 [감동]을 느낄 수가 없다. 그 그림을 보자 마자 확 빠져들어 10분이고 20분이고 멍하니 그림만을 바라보게 만드는, [와.....]하는 그 감탄을 인상주의 그림 이후로는 느끼지 못하겠다. 그들의 기발함, 창의성, 철학에 [캬~], 혹은 [얼씨구?] 하는 감탄과 신기함을 느낄 뿐, [감동]은 느끼지 못한다. 이번 앤디 워홀 팩토리전도 마찬가지. 내가 아직 그림 보는 눈이 없어서인가? 그치만, 실크스크린이라는 방법으로 손쉽게 찍어내는 작품과, 목을 꺾어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게 더 편안해질 정도의 노력을 기울인 천장화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아무래도 다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진정성의 문제.


그나저나 처음으로 찾아간 리움 미술관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항상 그 무미건조한 디자인의 시립미술관에만 다니다가, 정말 미술관 건물 자체가 하나의 미술인 미술관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한적한 주택단지 가운데에 펼쳐진 아주 이쁜 미술관 건물. 내부 구성도 아주 미적이었다. 시립미술관은 리모델링이 좀 필요하다.ㅎㅎ


이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의 오르세 미술관 전과, 6월 6일 시작하는 시립미술관 모네 전. 두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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