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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13. 11:32
2008. 08. 21. 목요일 오후
매그넘 코리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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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반가운 점심을 먹고, 무엇을 할까 얘기하다가 매그넘 코리아 사진전에 가자고 제의했다. 사진전도 보고 싶었고, 예술의 전당도 가보고 싶었고, 그 여유로운 분위기도 다시금 그리웠었거든.

예술의 전당을 향하는 길에 그 친구에게 사진전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만큼만 이런 저런 소개를 했다. 매그넘이라는 보도사진작가 집단이 있고, 가장 유명하고 권위있는 사진가들인데, 그 작가들이 한국에서 며칠간 체류하며 그들이 생각하는 한국적인 한국의 모습들을 사진에 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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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 Gruyaert / 인천공항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 너무나도 한국적이다.

같이 갔던 친구와 사진을 하나 둘 씩 둘러보면서 얘기한 것이, 꽤나 많은 사진들이 흔한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산업화로 인한 인간의 소외, 외로움, 자본주의가 가져온 아이러니, 같은 것들을 다루고 있었는데 그게 과연 [한국적인]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이런 사진은 세계 어디에서도 큰 도시에서면 다 찍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러면서 갑자기 과연 한국적인게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들었다. 한복, 풍물, 탈춤, 같은 것들이 나와야 한국적인 것일까? 그렇지만 그건 과거의 한국이지, 더 이상 현재의 한국의 이미지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렇다면 무엇이 한국적인 것일까. 산업화와 근대화는 국가의 문화적 특색을 지워버리고 일반적인 [산업화와 근대화의 특색]만을 우리에게 심어 놓은 것은 아닐지.
그런 와중에도 발견한 저 인천공항 사진은, 그 속에서도 한국적인 무언가가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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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o Barbey / 자갈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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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 Gaumy / 멸치잡이

난 뭔가 농촌의 사진보다는 어촌의 사진이 더 좋다. 어촌의 사진은 강한 색감과 역동성을 보여준다. 살아있는 듯한 그 느낌. 농촌의 사진은 자라면서 충분히 많이 본 장면들이라서 그닥 끌리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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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o Barbey / 횟집

이 사진을 보고 난 너무나도 한국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초장집, 컨테이너 박스, 촌스러운 커텐, 어촌의 아줌마들, 아줌마들이 입은 저 옷!!, 그리고 소주.


사진전을 죽 둘러보면서, 뭔가 갑자기 좀 씁쓸했다. 그들이 아무리 유명한 사진작가들이라지만, 대체 그들이 뭐길래, 그들이 찍고 싶어서 찍은 사진들 중에 한국과 관련된거 모아 놓은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기업이 돈들여서 데려오고 먹여주고 재워주며 사진을 찍게 만들어서는 그걸 가지고 사진전을 하고 있다. 대충 갖다대기 쉬운 이유 중에 그들이 찍은 사진이 앞으로 한국을 세계에 더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 있겠는데, 솔직히 그런 효과는 정말 미비할 것 같다. 수많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작가들과 아마추어들이 찍어놓은 수많은 한국적인 아름다운 사진들이 많을 터이지만, [매그넘]이라는 브랜드 하나가 가지는 힘이 이렇게 큰가 보다.

아무튼, 관람을 총평하자면,
더운 날씨와 더불어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붐빈 나머지 사진전 자체를 잘 감상하지는 못했지만, 함께 했던 이 덕분인지 무척이나 즐거운 관람이었다. 예술의 전당도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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