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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4. 20. 17:06
어제, 오늘, 그러니까 4월 19일(목)과 20(금)일 양일간 매우 인상깊은 꿈을 꾸었다.

목요일에는 나와 여러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 안에 있었고, 비행기 안에는 좌석이 있는게 아니라 넓은 공터형태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나는 TV의 버라이어티 쇼에서나 할 법한 게임을 하였는데, 그런 게임들 중 하나로 실제로 비행기 바닥을 열어놓고서(!!) 저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임이었다. 떨어지면 죽는게 아니냐는 나의 물음에 모두들 동의하면서 버라이어티 쇼 속의 게임은 갑자기 서바이벌로 바뀌었다. 나는 살아남아 있었는데, 누군가 떨어질뻔 한 것을 내가 잡고 있었다. 끌어올리지는 못하고 지탱하고만 있는데, 갑자기 내가 소중이 여기는 어떤 사람이 떨어지는 위기에 처한 것을 발견했다. (누구인지 모른다. 다만 꿈 속에서 나는 그 사람이 내게 매우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성별은 여자였고, 사랑보다는 우정이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내가 그녀를 붙잡아 살리려면 지금 붙잡고 있는 사람을 놓아야 했다. 잠깐 망설였고, 나는 지금 붙잡고 있는 그 누군가를 놓고(!!)서 그녀를 붙잡았다. 그 사람은 죽었겠지.

오늘, 금요일에는 나는 경찰이고, 내 절친한 어릴적 친구가 범죄자였다. 느와르 영화의 한 컨셉 중 하나라고나 할까. 나는 당당히 그를 붙잡았고, 그를 데리고 임금(곤룡포를 입고있는..ㅡ.ㅡ;;)앞에 가서는, 느닷없이 내 총사위를 범죄자 친구가 아닌 임금에게 겨누며 이 친구를 살려보겠다고 설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순간 친구와 나는 우정어린 뜨거운(!!) 미소와 눈빛을 나누었다. 다른 여타 경찰들과 힘겨루기 끝에 나는 무장해제되어 붙잡혀 버렸고, 내 친구는 온몸에 총알을 맞았다. 그 순간 잠에서 깼다.

음,, 이틀간 꿈 속에서 너무 무리해서 인지 하루 종일 피곤하다. 과연 어떤 의미의 꿈일까? 오늘 꾼 꿈은 지난 주 봤었던 영화 영웅본색에서 비롯된 것임이 추측되긴 한다. 어제 꾼 꿈은 깨어나서 한동안 철학적인(?!) 질문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저 상황에서 나는 내가 살리고 있던 그 사람을 계속 붙잡고 있어야 하나, 아니면 나와 친분이 있는 그 소중한 사람을 붙잡아야 하나. 동시에 두 명이 위기에 빠지고 내가 한 명만 살릴 수 있다면 소중한 이를 살리는게 당연하다고 생각되면서도, 내가 모르는 사람을 살리고 있는 와중에 소중한 이가 위험에 빠졌다면, 사건 발생이 먼저와 나중으로 나뉜다면, 과연 꿈 속에서 내가 한 행동이 옳은 일일까?

또 생각해보면 두가지 꿈 다 나눌 수 없는 것을 나눠야 하는 상황, 어려운 선택을 내려야만 하는 상황,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뭘까. 지금 내가 딜레마에 빠져있는 건가? 누군가를 취하거나 혹은 버리거나 하는 그런 딜레마에.. 어짜피 선택이 연속인 인생에 살고 있는건데.. 요즘 뭔가 특별한게 있는건가..?

마지막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던건, 어제 꿈 속에서 내가 끝내 비행기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거다. 절벽같은데서 떨어지는 꿈을 꾸면 키가 큰다는데.... 역시 이제 키는 포기해야 하는 건가?
2007. 4. 19. 00:12
기타 : 박용규, 정수욱, 옥진우 - Peeby's Blues, 처음처럼, Autumn Leaves
베이스 : 전성식, 최은창, 최세열 - Tricrotism, Fotografia, My Little Suede Shoes
색소폰 : 홍순달, 이인권, 김현일, 신경숙 - Smoke Gets in Your Eyes, 섬집아기, 강원도아리랑

서울에 온 이래로 꾸준히 마구 신청질을 해댔던 EBS SPACE 공감 공연에 얼떨결에 당첨되어 버렸다. 시험기간, 수요일, 정말 애매한 시간이었는데, 어쨌든 주어진 기회를 놓칠 순 없는 거니까, 종효와 함께 다녀왔다.

처음 가 본 EBS SPACE 공연장, 소극장 수준인 건 알았지만 정말 작은 규모였다. 아티스트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는... 월,화 동안 이루어졌던 조규찬씨의 공연도 신청했었는데, 당첨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그래도 이번 공연도 좋을거라는 믿음을 가졌다..!!

같은 종류의 악기 3개, 혹은 4개가 모였을때 어떤 앙상블을 만들어 낼까 하는 주제로 만들어진 공연이었는데, 처음에는 그 파격적임을 잘 파악하지 못하다가 아티스틀이 유난히도 어색해하고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 정말 이런 식으로는 안하는 건가 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중에서도 역시나 베이스.. 3대의 베이스가 리허설을 할때 기타의 박용규 씨는 [못 들어주겠다.] 라고 했다고 한다. 뭐. 사실이었다. 실험적이고 지루하기도 한 면이 많았지만 매너리즘에 빠져 괜히 아는 척 하면서 열심히 듣는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 물론 그건 나 뿐만이었던 것도 아니다. ^^

원래 알고 있었던 곡은 기타 3대가 연주한 Autumn Leaves 뿐이었는데, 기타 3대를 위해 편곡을 했다고는 하지만 사실 소개받지 않고 들었으면 전혀 다른 곡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냥 Cannonball Adderley의 곡을 첨부해본다.


정말 다시는 접하지 못할 조합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이번 공연은 사실 무척이나 소화하기 힘든 공연이었던것 같다. (그렇다. 사실 졸렸다. ㅡ.ㅡ;;)

그래도. 앞으로도 꾸준히 공감 공연 당첨을 시도하겠다.
고급의 양질의 LIVE를 이렇게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다.
2007. 4. 17. 03:53
[]

헤르만 헤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1

그나마 헤세의 작품 중 가장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이 아닐까.
여느 헤세 작품처럼 성찰적 지식을 느끼기 보다는
작가가 왠지 동경했을 법한, [그리고 우리 모두가 동경하면서 무시할만한]
크눌프라는 캐릭터의 유희성을 가장 크게 느꼈다.
일 안하지, 여행다니지, 독일 곳곳 모르는 사람, 지역 없지,
모두가 그의 친구이고 모든 곳이 그의 고향인 사람
그래서 친구가 한 명도 없고, 정작 진짜 고향에 돌아가도 낯설음을 느끼는 사람
모든 사람들이 동경할 만한 삶이지만, 정작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는 삶을 살아간
크눌프.

책을 읽은 많은 독자들이
노동에 힘쓰는 시민 생활과 유유자적한 여행자 생활의 의미를 비교한 부분이나,
죽음을 앞두고 신과 대화하며 자신의 삶의 의미와 타협하는 그의 모습이
많이 인상깊었다고 하는 것 같은데...
좀 더 개연성 있게 그럴듯 하게 그런 얘기들이 나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실 작가의 생각을 주인공을 통해 억지로 뱉어내게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어찌됬든, 즐겁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었다.


42페이지
햇빛은 마룻바닥 위에 흐릿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변덕스럽게 이리저리 흐느적거리다가, 푸른빛 천장에 이르러 소용돌이치며 전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