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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2. 14. 05:40

여름방학동안 어떻게 뭔가 할 수 없을까 싶어, 여기저기 연구 참여 프로그램 같은것을 뒤져서 신청중이다.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미국 시민권자 혹은 영주권자들만 지원가능한지라 매우 절망했었는데, 그래도 뒤지니까 국제학생도 가능한 프로그램들이 있더라. 좀 늦은 듯 싶었어도 열심히 에세이 쓰고 그리고 지난학기 수학 교수에게 추천서를 부탁했다.

토요일밤, 늦어서 죄송하다고, 거듭 표현하며 부탁했었는데, 역시 친절하게도 부탁하는건 다 들어준다. 미국 교수들의 특징. 수요일 추천서 마감이라고 해서 만나기로 했는데, 각자의 스케쥴로 인해 결국 수요일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 나는 당연히 수요일쯤 내가 보낸 서류들을 바탕으로 대충 써 놨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오늘 교수와 만나서는 무려 한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내가 어떤 연구 경험이 있고 어떤 상을 받았고 그게 어떤 내용이었고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그냥 추천서를 한장 써준다, 이런 개념이 아니라 뭔가 나에 대해 그리고 나의 활동에 대해 더 자세히 물어보고 파낸 후 최선을 다해 추천서를 써주겠다는 자세였다.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런 교수가 너무 고마웠다. 게다가, 자신은 사실 교수가 아니라 Senior Lecturer에 불과하다며 사실 추천서라는게 명망있는 교수가 써주면 더 효과가 크다고, 아직 난 1학년이니까 그러기 힘든거 당연하지만 앞으로 잘 해서 내년 여름이나 이럴때는 그런 물리학과 교수한테 받으면 더 좋을꺼라고 말하더라. 나는 한수 낮은 사람이고, 최선을 다해주겠지만, 그래도 다음엔 더 좋은 사람을 만나라는 말. 이거 쉽게 할 수 있는 말일까?

한국 대학생활을 내가 제대로 겪어본 건 아니지만, 한국 교수들도 추천서를 부탁받았을 때 과연 그렇게 할까 궁금해진다. 대학은 고등학교와 조금 다를런지도, 또 교수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왠지 안그럴 것 같다. 사실 한국에선 대뜸 1학년이 추천서 써달라고 부탁하는 것조차 어려운 권위적 분위기인데.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요즘 유학을 온 것이 좋은 선택이었단 생각이 하나 둘 씩 늘어나고 있다.


첨언 : 이 교수도 나에게 영어 에세이의 관사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연구 참여 프로그램의 특성상 영어를 크게 신경쓰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좀 수정을 받던지 하라는 교수의 말. 이놈의 영어, 언젠간 내게 결정적인 발목을 잡을 그날이 올것만 같다. - 그 전에 발목 안잡힐 실력을 만들어야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