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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4. 17.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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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1

그나마 헤세의 작품 중 가장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이 아닐까.
여느 헤세 작품처럼 성찰적 지식을 느끼기 보다는
작가가 왠지 동경했을 법한, [그리고 우리 모두가 동경하면서 무시할만한]
크눌프라는 캐릭터의 유희성을 가장 크게 느꼈다.
일 안하지, 여행다니지, 독일 곳곳 모르는 사람, 지역 없지,
모두가 그의 친구이고 모든 곳이 그의 고향인 사람
그래서 친구가 한 명도 없고, 정작 진짜 고향에 돌아가도 낯설음을 느끼는 사람
모든 사람들이 동경할 만한 삶이지만, 정작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는 삶을 살아간
크눌프.

책을 읽은 많은 독자들이
노동에 힘쓰는 시민 생활과 유유자적한 여행자 생활의 의미를 비교한 부분이나,
죽음을 앞두고 신과 대화하며 자신의 삶의 의미와 타협하는 그의 모습이
많이 인상깊었다고 하는 것 같은데...
좀 더 개연성 있게 그럴듯 하게 그런 얘기들이 나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실 작가의 생각을 주인공을 통해 억지로 뱉어내게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어찌됬든, 즐겁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었다.


42페이지
햇빛은 마룻바닥 위에 흐릿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변덕스럽게 이리저리 흐느적거리다가, 푸른빛 천장에 이르러 소용돌이치며 전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