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129)
잡담 (46)
일상 (15)
생각 (11)
(20)
전시 (15)
영화 (4)
CF (9)
연극 (6)
공연 (2)
음악 (1)
Dream League Soccer coin HackD..
Dream League Soccer coin HackD..
call of duty hacks ps3 mw3
call of duty hacks ps3 mw3
call of duty hacks ps3 black ops
call of duty hacks ps3 black ops
tory burch wallet sale
tory burch wallet sale
Lipo G3 Review
Lipo G3 Review
467,049 Visitors up to today!
Today 16 hit, Yesterday 22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12.06.13 12:31

초등학교 6학년 때였나, 나는 5분 거리의 영어학원을 다녔고 어머니는 그 바로 앞의 마트에 일을 다니셨다. 6시에 시작하는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 후 7시에 일을 마치시는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낮잠을 자다 눈을 뜨니 그만 6시 40분이 넘어 있었다. 깜짝 놀라 헐레벌떡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지만, 수업에 들어가도 어짜피 몇 분 안되 끝날거라는 걸 생각하고는 마음을 바꿔 마트에 들어갔다. 잠깐이나마 그냥 학원 잘 갔다가 마치면서 어머니를 보러 온 것처럼 행세할까 싶었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말하기로 마음먹었다. 잘못했다고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용서를 빌고, 설사 많이 혼나더라도 잘못한 벌은 달게 받아야된다는 돌이켜보면 기특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어머니를 뵙고, 잔뜩 기죽은 목소리로 -자다가 학원을 안갔어요-말했는데, 그 때 어머니는 그저 아무 말씀없이 날 바라만 보셨다. 몇 초 묵묵한 눈빛으로 날 보시다 몇 번 내 머리를 쓰다듬으셨고, 그리고 우리는 같이 집으로 돌아왔다. 어린 마음에 어머니께서 혼내지 않으신게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그 때 어머니의 표정이 기억나는 거 보면 그 어린 마음에도 그 표정의 함의가 어렴풋이 느껴지긴 했었나보다. 


저지난 주말이 우리학교 졸업식이었다. 졸업하는 친한 친구의 부모님께서 졸업식을 보러 오셨고, 그 친구의 초대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여러가지 가벼운 대화가 오고가던 가운데, 그 친구도 나도 군대를 다녀와서인지 친구 어머님께서 갑자기 군대 얘기를 꺼내셨다. 그렇게 한동안 아들을 군대보낸 어머니의 맘고생 이야기가 펼쳐졌다. 입대식 때 삐뚤삐뚤한 줄 속에서 경례하던 아들의 모습, 일주일쯤 뒤 소포로 배달된 아들의 옷과 편지를 보고 펑펑 우셨다는 이야기, 첫 면회때 아들의 모습, 등등. 군대가 짧아지고 편해졌다고 한들 그래도 여전히 아들의 입대는 어머니에게 무거운 일이고, 또 거꾸로 아들들에겐 어머니의 사랑을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된다. 


내가 입대할 때는 신종플루 덕분에 입대식이 없었다. 논산 훈련소 입구 바로 뒤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그 선에서 부모님과 인사하고 혼자 걸어들어가게끔 했다. 그 앞 잔디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 이윽고 이제 진짜 입소해야할 시간이 됬다. 아버지와는 가벼운척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고, 이제 어머니와 인사할 차례. 포옹 후 바리케이트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어머니께서 내 손을 꼭 잡고서 놓지 않으셨다. 그렁그렁한 눈빛과 손 안에 꽉 담긴 힘. 옆에선 기간병이 얼른 들어가라고 소리지르고 있었지만, 끝끝내 날 놓지 못하는 그 손을 그냥 뿌리칠 순 없었다. 두 손 모아 어머니의 손을 몇 차례 꽉 감싸쥐었고, 그제서야 어머니는 손을 놓으셨다. 그렇게 안녕 - 손을 흔들고 난 후, 나는 한 번도 뒤돌아 보지 않고 연병장을 향해 걸었다.

첫 휴가날,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어머니께서 기다리시는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저 멀리 우리집 차가 보였고 그 속에 어머니가 보였다. 그리고 차 속의 어머니께서도 나를 발견하셨나보다. 갑자기 안절부절 못하시더니 운전석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부들부들 떠시던 그 모습. 그리고 나를 보는 눈물 가득했던 그 눈빛. 조수석에 타자마자 얼른 내 얼굴부터 만지셨던 기억이 난다. 도대체 내가 무엇이길래 누군가에게 이렇게 무조건적인 무제한적인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있는가.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조차 있는 사람인가. 내 평생 부모님께 할 수 있는 만큼 잘해드린다고 해도, 그 눈빛에 담긴 사랑만큼 돌려드릴 수 있을까. 훈련소에서의 그 손길과 첫 휴가날 그 눈빛을 떠올리면 나는, 두고두고 부끄럽고 겸손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입대 며칠 후 배달된 소포 속 편지 얘기를 하는 친구 어머님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조교들의 눈치 속에서 몰래 쓰느라 마음이 급했는지, 편지 속 삐뚤삐뚤한 글씨며 곳곳에 틀린 맞춤법이 더 마음 아팠다고 하셨다. 편지를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말씀하시는 어머님은 지금도 금방 눈물을 흘리실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 때 였다. 그저 옆에서 미소짓고 계시던 친구 아버님께서 갑자기 지갑을 꺼내셨다. 지갑 속 한 켠에선 꼬깃꼬깃 접힌 친구의 편지가 나왔다. 이번엔 내가, 금방, 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다. 

신고
노용현 | 2012.06.18 00:08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무플방지위원회에서 차출되어 나왔습니다.
종민 | 2012.06.20 03:03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너의 이런 리플이 더 무플스럽게 만들잖아 ㅋㅋㅋ
노용현 | 2012.06.21 10:3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쪼끔 의도한거다 ㅋㅋㅋㅋㅋ
테단 | 2012.06.27 11:1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댓글쓰다가 visitor를 보니 이 블로그에 벌써 무려 87,740의 눈길이 다녀갔구나
짝은누 | 2012.07.10 20:22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너가 혼자 밥싸들고 다닌다는 얘기 할 때도 저랬음 ㅋㅋㅋㅋㅋ
내가 확인 사살 했지만
ㅋㅋㅋㅋㅋ돈 필요하면 연락해
누나 연애 못해서 돈 남아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12.07.19 19: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2012.07.27 18: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