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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2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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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 3316 Basics of Quantum Mechanics 양자역학 입문
PHYS 3360 Electric Circuit 전자회로
MATH 3130 Honors Introduction to Analysis 1 해석학
MATH 4330 Honors Linear Algebra 선형대수학
AEP 321 Mathematical Physics 수리물리학
GERST 2000 German 독일어
Research 연구참여 무릎관절의 물리적 특성

이번 학기 시간표다. 학점으로는 22학점 정도 된다. 연구참여하는 것을 몇 학점으로 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한 4주 살아봤는데, 사실 좀 아슬아슬하다. 지난 주엔 하루는 4시에, 이틀은 5시에, 다른 이틀은 6시에 잤다.  매주 있는 해석학, 선형대수학 숙제가 개당 6-10시간 정도 걸리고, 전자회로 보고서가 대략 8시간 정도 걸린다. 일주일에 한 5-60장 정도의 종이를 쓰는 거 같다. 그냥 해야할 일을 하는데에만 일주일이 꼬박 쓰이는데, 이제 이번주부터 시험까지 치게되면 어떻게 될지 조금 겁나긴 한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닥치면 결국 해내겠지.

전자회로 실험은 늘 정해진 시간보다 더 늘어지기 때문에, 월수금이든 화목이든 보통은 하루 일과를 다 마치고 저녁 먹고 나면 7-8시가 된다. 방으로 돌아와 조금 인터넷을 하다가 자리 잡고 할 일을 시작하는건 보통 8시 정도. 눈앞에 닥쳐서 해야되서 하는 일들이긴 하지만, 정신없이 거의 쉬지 않고 4시까지 숙제하고 공부할 수 있는 걸 보면, 확실히 수학과 물리가 내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독일어 숙제와 글짓기 숙제 같은 경우 3시간 정도 하면 질려버렸었거든. 다행히 이번학기 부터는 독일어 수업의 할일이 대폭 줄어서 즐기면서 할 만 하다.


중학교 마칠 때 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원하면 뭐든지 다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끔은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 구나.- 라는 것을 배우게 됬다. 그게 내 능력의 문제든, 학업의 문제든, 여자문제든, 혹은 일반적인 인간관계의 문제이든.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내가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게 아니라, 그 방법이 있지만 내가 실천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니, 전부 다다. 어찌됬는 헤쳐나갈 방법은 늘 있고, 중요한건 내가 주변상황과 우선순위를 냉철하게 판단하고, 판단 후엔 뒤돌아보지 않고 행동하는 거다.

뭘 모르는 소리라고, 아직 인생의 쓴맛을 못 본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본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과 일과 운이라는게 있는거지 - 라고 인정하는 그 순간 나는 그저 그런 보통 인간이 되는거다. 나란 그릇은 이미 완전히 빚어진 그릇이 아니라 내가 계속 빚는 그릇이니까, 내가 크게 만들려고 하면 커지고 작게 만들려고 하면 작아진다. 그 사람은 대단해서 해내고 나는 보통이라서 못 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해내면 대단해지는거고 난 안된다고 미리 포기해버리면 평범해지는거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못해냈다면, 담엔 되겠지, 하고 씌익 웃고 훌훌 털고 일어나면 되는거다. 언젠가는, 반드시 된다. 저번에도 말했듯이, 결국은 내가 나를 얼마나 믿느냐의 문제다. 끝까지 안된다 해도, 결과를 위해 참은게 아니라 과정 자체를 즐긴거니까 아쉽지 않을거다.



그 수많은 20대 초반의 로망들 중에서, 매일밤 밤새서 공부하는게 제일 로망스러운거 같다. 미래에 보상받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지금 현재 그게 제일 즐겁다. 이 소중한 내 청춘을 쏟을 만한 값어치가 있는게 공부 외에도 많은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공부 뿐인거 같다.  그저 그런 것들에 시간을 쓰기에는 지금 내 인생이 너무 바쁘고, 좋다.


그러니까, 종민아. 조금만 더 독해지자.